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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이 햇수로 2년 째에 접어 들면서 이상하게 이런 중화요리가 당긴다. 짬뽕도 해먹어 보고, 짜장면도 해먹어 보고, 탕수육도 해먹어 보고, 이제 드디어 깐풍기에 도전! (정말 가지가지 한다 ㅋㅋ) 지난주, 탕수육을 만들면서 바삭한 튀김옷을 만드는데 성공했으니 그 방법에 깐풍 양념만 잘 무치면 될 듯하여 시도해 보았다.


1. 준비물

  • 닭다리 (닭가슴살은 퍽퍽하다, 닭다리에는 탱탱한 근육살이 있는데다가 지방질인 껍질도 붙어 있어 좀 더 부드러운 식감을 낸다.)

  • 감자전분

  • 양파 (없어도 됌),

  • 마늘

  • 대파

  • 당근

  • 고추나 피망

  • 고추기름

  • 생강

  • 소금, 후추, 설탕, 굴소스, 와인 (술), 식초 ==> 소스용


정도가 필요하다.


2. 닭다리 손질 (발골법)



독일에서는 발골된 닭다리살만 파는 게 잘 없다. 나와 아내가 자주 애용하는 리들 (Lidl) 수퍼마켓에서는 가슴살, 날개살, 다리살 부위를 따로 분리하여 팩형태로 판매하는데, 이번엔 다리살이 들어있는 팩을 구매하였다. 한팩에 큰 다리 4조각이 들어져 있는데, 약 1.9 유로 정도 하는 것 같았다.



독일에선 이런 닭 부위를 사서 발골을 해줘야 하니 참 귀찮다. 발골된 다리살을 살 수 있다면 그걸 사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발골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가위를 이용하자. 칼로 발골을 하게 되면, 발골 초심자는 손을 다칠 가능성이 높고 다리 근육의 결을 따라서 베어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위를 이용할 경우, 닭 절단면에서 안쪽으로 다리 뼈를 따라 가위의 한 쪽을 집어 넣어 자른 후, 잘라진 곳의 더 안쪽 부위를 뼈를 따라 조금씩 자르면서 내려가면 된다. 그렇게 한 두 번 자르고 난 뒤에 살덩이를 손으로 잡고 손가락으로 뼈를 발라내면 생각보다 쉽게 발골이 가능하다. 발골된 살들은 먹기좋게 칼로 다시 토막 내어 잘라 놓자.


3. 채소 다듬기



채소는 중국 반점에서 먹은 깐풍기를 먹었을 때 그 채소들의 크기로 잘라주면 되겠다. 한마디로 모든걸 작게 썰어 낸다. 사진 상에는 버섯도 있지만 이번엔 버섯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튜브 형태로 나온 생강은 닭고기에 들어가는 재료이다. 고추는 맵지 않은 것으로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어짜피 깐풍기의 매운 맛은 고추기름이 대신한다. 추후에 설명하겠지만, 가능하면 피망보다는 고추를 쓰는 것이 고기의 더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데 유리하다. (채소를 볶으면서 피망에서 수분기가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감자 전분 (Kartoffelstärke) 도 물에 미리 불려 놓으면, 기본 재료는 완성! 참고로 독일에서 감자전분은 아시아 마켓이나 독일 수퍼인 에데카 (EDEKA) 에서 살 수 있는데, 독일 수퍼가 훨씬 싸다. 에데카에서 산 감자전분의 가격은 1유로 정도지만, 그 존재를 알기 전까진 아시아 마켓에서 4-5유로를 주고 중국산을 쓰고 있었다. 이왕이면 감자의 나라 독일에서 나온 싸고 질 좋은 전분을 이용하는게 어느 기준에서 봐도 좋은 듯 하다!


4. 튀김 반죽하기



지난번 탕수육 레시피를 소개 (링크) 했을 때와 같은 재료로 해주면 된다. 고기 그릇에 소금과 후추, 그리고 생강 (손톱만큼) 을 넣어주고 잘 버무려준 후, 바로 불린 감자전분을 넣고 물과 식용유를 아주 조금씩 넣으면서 감자전분을 풀어준다. 전분이 어느정도 끈적끈적한 상태로 잘 버무러 졌다면 성공이다. 


5. 고기 튀기기



180 도에서 두번정도 튀겨준다. 깐풍기는 나중에 소스로 닭튀김을 버무려야 하기 때문에 눅눅해진다. 조금이라도 덜 눅눅하게 하기 위해선 튀김을 돌처럼 딱딱하게 튀겨야 하는데, 추천 방법으로는,

  • 감자전분을 물에 최대한 많이 불린다. (물에 분 전분 입자가 마른 전분 입자보다 튀겨질 때 더 큰 포자가 형성된다.)

  • 튀김옷을 닭고기에 최대한 골고루 입혀준다. (그래서 농도가 중요. 360도로 잘 덮여진 튀김옷이 경험적으로 더 바삭했다.)

  • 튀김을 두번 튀겨 준다. (한 번 튀기고 식게 된 튀김은 수분을 머금게 된다. 그 상태에서 다시 튀기면 튀김옷 사이에 스며든 수분이 뜨거운 기름에 의해 다시 날아 가면서 더 바삭하게 만들어 준다.)

정도가 있다. 모두 유념해서 최대한 바삭한 튀김을 만들도록 하자.


6. 깐풍기 소스 만들기

튀긴 고기를 야채와 함께 볶을 때 맛을 결정하는 소스를 만들어야 한다. 2-3인분 기준으로,

  • 설탕 한 큰술

  • 간장 한 큰술

  • 굴소스 한 작은술

  • 식초 두 큰술

  • 와인이나 술 한 작은술

  • 후추

를 작은 볼에 넣고 잘 저어준다.


7. 재료 볶기

깐풍기를 볶는데 있어서 유념해야 할 것은, 야채에 물이 많이 없어야 하며, 닭고기 튀긴 맛 이외에도 소스에서 깊은 맛과 단 맛, 그리고 매운 맛이 같이 잘 어울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래 절차를 잘 지키며 볶는 것을 추천한다.

  1. 후라이팬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팬을 달궈 놓는다.

  2. 양파, 피망, 당근 등의 수분이 많은 음식을 달궈진 팬에 넣고 볶는다. (조금 지나면 수분기가 나오므로 그 수분기를 모두 날려주는 것이 포인트!)

  3. 수분기가 70% 정도 날아갔다고 생각할 때에 나머지 채소류를 넣어서 다 볶는다. (사실 기름 때문에 수분이 다 날아 갔는지 아닌지 잘 모를 경우는, 양파가 조금 타기 시작할 때 까지 볶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4. 깊은 맛을 더하기 위해서 후라이팬의 야채가 없는 부분에 간장을 한 스푼 정도 넣고 태워 준다. (촤아~~ 하는 소리가 나도록) 그리고 바로 야채와 볶아준다.

  5. 그리고 다시 후라이팬에 소스를 붓고 야채를 볶는다. 소스의 양은 '어? 좀 소스가 다 기화돼서 모자라는거 아냐?' 할 정도면 된다. (너무 많으면 닭고기 튀김이 눅눅해진다.)

  6. 바로 튀긴 닭고기를 투하해서 잘 버무려 준다. (일부는 잘 버무려 지지 않은 곳이 있어야 적당히 바삭하다.)

  7. 조금 단 맛이 덜하다 싶으면 올리고당을 조금 뿌려줘서 더 버무려 주고 마무리 한다.


 

난 실패할 것을 대비하여 볶는 것을 두번에 나눠서 했는데, 첫번째는 채소의 수분잡기에 실패 + 볶는 과정에서 간장으로 깊은 맛 내기에 실패 하여 생각보다 깐풍스럽지 않은 맛이 났다. 이걸 토대로 두번째 시도에선 위 방법대로 절차를 잘 지켰더니 깐풍기 같은 맛이 나왔다. 이렇게 즐거운 금요일을 마무리! 이제 당분간은 튀김은 안해먹지 않을까 한다. ^-^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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