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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3일 토요일.

작년 이케아에서 샀던 램프 (ARSTID; 아래 사진 참조) 가 너무 밝아서 조금 어둡게 하고 싶었으나, 이 램프의 가장 큰 단점이 밝기 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냥 ON/OFF 기능만 있음)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갓 안에 종이로 전구를 감싸서 빛을 차단 시키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잘 감싸는 방법을 찾다가 종이 접기로 예쁜 형태를 만들어서 감싸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러 도전하게 되었다.

 


한국어로는 종이접기지만, 전세계적으로는 origami (오리가미) 라고 부른다. 어원은 折る (오루; 접다) 와 紙 (가미; 종이) 를 조합한 일본어이다. 우리나라도 '접다' 라는 동사를 명사화 하기 위해서는 '접기' 라고 하듯이, 일본어도 '오루' -> '오리' 로 동사의 명사화가 되어 '오리+가미' 라는 말이 탄생되게 되었다. (갑자기 웬 일본어 수업 시간...ㅎㅎ)


아무튼, 난 구글에서 'origami lamp' 라는 키워드로 이미지 검색을 했는데, 원형 모양의 종이접기가 나와 그대로 따라 해 보았다. 

내가 따라했던 유튜브 영상이 있는데, 이것도 공유하고자 한다. (클릭)



우선 디자인부터. 영상에는 특정 크기의 사이즈로 제한 했지만, 사실 도안만 잘 그려주면 사이즈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종이의 크기가 램프 구의 크기를 결정하기 때문에 크기를 잘 생각해서 도안을 하자! 내가 그렸던 도안도 공유한다. 중요한 것은 직선 줄 사이의 너비를 일정하게 해 주는 것! 그리고, 직선 줄에 맞추어 빗금을 일정하고 정확하게 그려주면 된다. 난 A3 크기의 용지를 기준으로 그렸다. 그냥 연습으로 해보고 싶으신 분은 pdf 를 다운받아 A4 로 출력하면 그 크기 기준에 맞게 출력해 준다.

origami.pdf

origami.pptx



프린트한 도안은 선을 따라 예리한 것으로 자를 이용하여 다시 한 번 그어 준다. 이것은 접기 편하라고 그어 주는 것인데, 종이가 너무 얇은 경우 나중에 접으면서 종이가 찢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난 나중에 안쪽면을 종이테이프로 붙여 종이가 찢어지지 않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칼을 이용하여 종이를 직사각형 2개로 잘라주고, 종이를 미리 접어 주는데, 중요한 포인트는

  • 빗금 선은 안쪽으로 접어주고 (위 사진 참고)

  • 직선은 바깥쪽으로 접어준다. (위 사진에선 부채모양으로 접었지만 잘못된 접기 형태이다.)


다 접으면 저렇게 예쁜 모양이 나온다.



여기서 어렵고 중요한 부분인데, 위와 같이 접어준다. 그런데, 여기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실제로 잘 안접힌다. ㅎㅎ 위에 첨부한 동영상을 보고 따라해도 잘 되지 않으니 무한한 인내심을 필요로 했다. 자세히 보면, 다이아몬드 형태가 한개, 두개, 한개, 두개 식으로 내려가는데, 각 다이아몬드의 중심선은 무조건 앞으로 나오면서 접혀야 한다. 다이아몬드가 두개인 곳이 앞으로 접히면서 동시에 서로 오므려지는 형태로 접혀야 되는데, 이게 생각보다 잘 접히지 않는다.



다 접고 보니 모서리들이 찢어질 것 같아서 다시 펼쳐서 종이 테이프로 안쪽면을 덮어주고 다시 접었다. 이렇게 두개를 다 접어 준다.



두개를 다 접어 이어 붙인 결과이다. 이걸 한바퀴 돌리면 예쁜 램프 모양이 나오게 된다.



적당히 원형으로 이어 붙여서 전구에 걸어보니 위아래 구멍이 너무 커서 전구에 걸리지가 않아 한쪽에만 실을 활용하여 구멍을 좁게 만들어 주었다. (휴..힘들다..)



실의 도움으로 좁아진 구멍이 전구의 아래쪽 흰부분에 걸려야 한다.



걸렸다!



그리고, 불을 켜 보니, 짠! 이렇게 예쁜 램프가 완성됐다. 모서리마다 검은 선이 보이는데, 종이 안쪽에 프린트된 선들이다. 불이 켜지지 않았을 땐 안보이더니 불을 켜니 보인다.


우리는 여기에 원래 있던 갓을 씌워서 더 어두워지게 하려는 용도로 썼다. 하지만, 다 만들고 나니, 공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차라리 조명을 어둡게 하고 싶으면, 더 어두운 빛을 내는 다른 전구를 사서 갈아 끼우는 것을 추천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 유럽에서는 전구를 고를 때 주의해야 할 몇가지 고려사항이 있다.

  • 전구 아래쪽 소켓부분 규격 (E27 등)
  • 빛의 밝기 (400 lm 등)
  • 소비전력 (5 W 등)

우선 소켓의 규격이 맞지 않으면 안되니 규격을 잘 확인해서 전구를 고르도록 하자. 우리 집 램프 소켓은 E27 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이케아 램프 규격일듯..)

그리고 밝기는 루멘스 (lm) 라는 단위로 표현되는데, 400 루멘스의 경우 어두운 곳에서 쓴다면 가까이서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다. 참고로 촛불이 15 루멘스 정도.. 아마존을 검색해보니 독일에서는 100, 200, 400, 800 루멘스 정도로 나뉘어서 판매되는 듯 했다. 가끔씩 루멘스가 설명되어 있지 않은 전구가 있으니 그런 경우는 소비전력 (와트) 기준으로 보면 좋을 듯 하다. 일반적으로는 밝은 전구가 소비전력도 높으니까 말이다. 


(출처: ikea.com)


종이를 접다보니, 공학도로서 저 디자인에 대한 공학적 접근도 해보고 싶었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를 다르게 만들면 어떤 다른 모양이 나오고, 직선의 너비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예상도를 만들어 주면 참 좋을 것 같았는데... 아마 누군가는 해놓지 않았을까. 그런 예상도를 3D 로 구현하는 건 사실 어렵지 않은데..ㅎㅎ 나중에 시간날 때 해보고, 3D Printing 까지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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