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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3일.

모처럼의 휴일을 얻은 나는, 와이프와 함께 평소에 가지 못했던 에슬링엔 크리스마스 마켓에 다녀왔다. 에슬링엔 (Esslingen) 은 내가사는 뵈블링엔 (Böblingen), 그리고 루드비히스버그 (Ludwigsburg) 와 함께 슈투트가르트 시를 감싸는 대표적인 도시중의 하나이다. 슈투트가르트를 기준으로 에슬링엔은 동쪽, 루드비히스버그는 북쪽, 뵈블링엔은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에슬링엔은 S반 기차 라인을 타고 가면 쉽게 다다를 수 있고, 역에 도착하여 사람들 무리를 따라 걷다보면 상점가를 통과하여 크리스마스 마켓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위 사진은 에슬링엔의 대표적인 사진 찍는 곳인데, 여름엔 오른쪽 앞 건물 테라스에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면서 긴 여름 저녁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에슬링엔은 마을이 정말 예쁜 도시다. 예쁘다는 것은 독일 전통 양식의 건물들이 많다는 것인데, 그 건물들이 마을 뒷편의 포도밭과 어울려서 정말 아름답고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물론, 개발이 된 곳도 있는데, 역주변의 상점가만 해당하고, 마켓이 열리는 시청 앞 광장은 죄다 옛날 건물들로 둘러싸여져 있다.



시청 광장 앞에 마켓들이 줄지어 열려 있는데, 마켓의 조명과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의 조화가 아주 좋다. 어떤 건물들은 마켓에 맞춰 지붕 처마에 조명도 밝혀 놓은 곳도 있어 더 예쁜 느낌이었다. 참고로 우리가 마켓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경이었는데 이미 해가 지려고 했다. 독일은 겨울 해가 짧은 나라라, 6시만 되어도 한국의 9시 같은 느낌을 준다.



배가 고프니 뭘 먹기로 결정했다. 지난번 슈투트가르트 마켓에서는 돼지고기 스테이크를 구운 빵과 글뤼바인을 먹었고, 뵈블링엔 마켓에서는 직화 연어구이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크레페를 먹어 보기로 했다.



크레페는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 주는데, 크레페 소스를 뜨거운 플레이트에 펴 발라 익으면, 누텔라 초콜릿과 바나나조각을 얹어서 접어 준다. (우리가 시킨 것이 누텔라+바나나 크레페 였다.)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몸을 데우기 위하여 따뜻한 글뤼바인도 한잔 시켰다. 와이프가 몸이 녹는다며 글뤼바인을 참 좋아했다.



시청광장 쪽에는 위 사진들과 같이 다른 마켓과 다름없는, 일반적인 상품들과 먹거리를 파는 가게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시청 뒷편에는 예전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에슬링엔 크리스마스 마켓은 중세풍 (Medeival) 컨셉의 마켓으로 유명한데, 시청 뒷편을 돌고 나서부터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저런 체험형 시설들이 중세때 진짜 저렇게 놀았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누더기 옷 같은 걸 입은 진행자가 걸걸한 목소리로 막 소리치면서 흥을 돋군다. 위 사진은 주먹만한 쇠구슬을 던져서 계란을 깨뜨리는 게임을 하는 모습인데, 아쉽게도 돈을 내는 게임 같아 보였다.



위 사진은 옛 사람들이 활로 어떻게 멧돼지 사냥을 하는지 간접체험하게 해주는 곳인데, 앞의 멧돼지는 당연히 모형이다. 이 외에도 도끼 던지기 체험도 있었고, 볼거리가 가득했다.



뒷편을 돌아 나오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어떤 상점에 몰려 있었다. Alchemist 라는 간판을 걸고 상점의 사람이 플라스크에 화학약품을 막 섞어가면서 사람들을 현혹시켰다. 우린 독어를 몰라서 패스 ㅋㅋ 하지만, 재미난 점은, 중세 컨셉에 맞게 상점의 모양도 약간 옛날 스타일이다.



다시 또하나 먹거리를 발견했다. Hans Tasche 라는 음식이었는데, 호기심에 사먹어 보았다. Tasche 가 가방(백)이라는 뜻인데, 빵을 가방처럼 무엇을 담을 수 있도록 중간을 파내어 거기에 야채와 고기와 치즈 (옵션) 를 넣어 먹는 음식이었다. 치즈가 좀 별로였는데, 뭐랄까 맛이 산양치즈 같은 쿰쿰하고 잘 부서지는 그런 치즈였다. ㅠㅠ



이렇게 마켓 구경을 마무리 했다. 마켓을 나와서 역으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상점가는 길 위에 저렇게 루미나리에로 장식 돼 있었다. 실제로 보면 더 예쁘다. 이제, 올해는 루드비히스버그 마켓만 가면 되는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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