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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hip한 도시다. 힙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나도 그 의미가 잘 와 닿지 않았다, 런던에 오기 전까지는. 런던을 여행하고 난 뒤에 내가 정의하는 힙함이란,

  • 약간 올드한데, 은근 관리가 되어 있으며,

  • 고리타분하지 않은 역동성이 있으며,

  • 새로움과 잘 조화되는 무형의 것.

이라고 내렸다. 보통 런던의 오래된 건물들에서 그런 힙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서 포스팅 하고자 한다. 첫번째 포스팅 (클릭) 에 이어 이번엔 두번째 포스팅! 이번에는 타워 브리지를 건너, 템즈강 주변을 걷는 코스이다. 이날은 201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날이었다. 그래서 상점들이 거의 문을 닫았음을 미리 알린다.



런던은 비가 많이 오는 도시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흐린날이 많았다. 그래도, 내가 살고 있는 독일에 비해서는 훨씬 따뜻하고, 독일의 겨울도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그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먼저 런던탑 (Tower of London) 부터 여행을 시작했다. 런던 탑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성 같은 느낌의 건물들이다. 주요 목적은 궁전으로 쓰였다고 하는데, 특정 시기는 감옥으로도 쓰여졌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연휴라 아쉽게도 티켓을 사서 타워 안쪽에는 들어갈 수 없었지만, 그 덕에 아낀 시간으로 많이 걸어다니면서 거리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타워의 북쪽편에는 런던 (세계) 경제의 핵심 지역인 City 지역의 현대적인 건물들도 보였다. 이 지역이 현재의 금융 생태계를 만든 발상지라고 봐도 무방하다.



런던은 현대의 건물들도 상당히 재미있게 지었다. 일반적으로 직사각형의 단순한 건물들이 대부분인데 비해, 런던의 건물들은 원형, 계란형, 가분수 형 등의 다양한 현대 건물들이 보였다.



런던탑의 전경.



강 윗편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고급 아파트. 여기에 살면 템즈강과 건너편의 현대적인 건물들이 보인다. 1층에 보이는 카페의 테이블을 감싸는 투명한 반구형 구조물이 참 예쁘다.



뿔 모양의 건물. 이런건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의 트랜스아메리카 건물과 비슷하고, 평양의 류경호텔도 저렇게 뿔모양으로 생겼는데, 이런 건물에는 어떤 상징이 있는지 궁금하다. 건물의 높이가 건물주의 권력의 크기를 상징한다는 모 건축가의 주장이 있는데, 단순히 그것을 위해서 이런 형태로 만들진 않았을 것 같다.




타워 브리지로 진입했다. 철제 구조물을 진한 파랑과 연한 파랑으로 색칠한 조합이 생경하다. 회색, 파랑 조합이 이렇게 잘 어울린다니!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보는 런던탑과 시티 지역.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보로우 마켓으로 갈 수 있다. (Borough Market) 여기도 마켓인 만큼 아기자기하고 힙한 것들을 팔 것으로 예상하고 갔는데, 아쉽게도 연휴라 문을 다 닫았다. 여기도 예전 산업시대 때의 건물들을 부수지 않고 최대한 살려서 만든 마켓인데, 한국으로 치면 광장시장 같은 느낌을 줬다. ㅎㅎ



연휴라 문을 다 닫은 가게들.




알록달록한 1층의 건물들.


마켓의 다른 편 입구이다. 초록색 돌을 보면 거리가 상당히 지저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맞다. 실제로 마켓이 열리면 좀 지저분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주변 건물들과 어우러져 그것이 더러운 느낌은 아닐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커피집이 너무 예쁘다.



마켓을 벗어나면 저런 건물들이 계속 나온다. 여기는 Redcross way 라는 길에 있는 건물들이다. 벽화와 그 아래에 있는 죽은 담쟁이 덩굴이 멋지다.



연휴라 그런지 돌아다니는 영국 시민들이 잘 안보였는데, 실제로는 치안이 그렇게 좋을것 같지는 않다. 평소에는 주변을 잘 살피면서 걷는 것을 권한다.



다시 탬즈 강변으로 나왔다. 벽화가 옆에 있는 식당과 연관돼 있는 것 같았는데, 너무 아름답다.



그 안쪽에 위치한 터널도, 그 너머에 있는 건물도 너무 힙하다.



다시 런던아이쪽을 향해서 쭉 강변을 걸었다. 강변을 걸을때는 남쪽 길을 추천한다. 남쪽에서 보는 북쪽의 뷰가 예쁜 건물이 더 많아서 그런지 도보용 도로도 넓고 커피 가게도 많다.



여기는 고급레스토랑 같았는데, 실제로 보면 더 예쁘다. 빨간 벽돌에 하얀색 (베이지색?) 창틀의 보수적인 조합이지만, 2층 위의 벽에 달려있는 조각이 '다름'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런던에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저렇게 작은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작다. 완전 미니 건물들!



입구 문의 노란색이 도드라져 보인다.



계속 걷다보면 유럽 경제의 부흥이 시작된 City 지역이 보인다. 실제로 전쟁통에서 유대인들은 유럽 전역에 퍼져 있는 네트워크와 지혜를 활용해 지폐 발행을 시작했고, 더 자세히는 영국 정부에게 전쟁 자금 (당시엔 금) 을 빌려주는 대가로 화폐발행권을 얻어 저기 보이는 시티 지역에서 돈을 유통시키는 'Bank'를 만들었다. 이것이 현대 금융의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에 와서 '도시'의 영문명의 어원 또한 저 지역의 지역명 (City) 에서 시작된 것이고, 유명한 영란은행도 (Bank of England) 저 지역에 있다. 그리고, 지하철 Bank 역도 저 지역에 있다.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는 지역도 있고,



거리의 예술가들도 있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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