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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시간이었다. 내가 박사과정으로 독일에 왔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1년만에 학생 등록을 하게 되었다. 1년 내내 학교 등록 건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드디어 오늘 한 일처리로 모든 서류 작업을 마친 것 같다. 독일에 온 지 1년이 지나도록 박사과정 시작을 안했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싶지만, 난 학교에 학생 등록을 안했을 뿐, 이미 연구는 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것이 무슨 말인고 하니, 나는 학교에서 선발된 학생이 아니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Max Planck Institute) 라는 연구소의 박사과정 학생으로 우선 선발되었다. 1년 전에. 그런데 독일 법상 학위는 학교에서만 줄 수 있으므로, 연구소에서 학생으로 선발된 자원들은 근시일내에 연구소와 파트너쉽을 체결한 대학에 학생으로 등록하여 학위를 받게 된다.
나는 Max Planck Institute for Intelligent Systems (MPI-IS) 에서 운영하는 International Max Planck Research School for Intelligent Systems (IMPRS-IS, imprs.is.mpg.de) 이라는 프로그램에 지원 후, 합격하여 막스 플랑크 연구소를 다니고 있었고, 중간에 IMPRS-IS와 파트너쉽을 체결한 슈투트가르트 대학교 또는 튀빙엔 대학교에 등록을 하면 되었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등록한 학교에서는 주로 수업만 듣고, 연구는 주로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진행되며 어드바이저는 IMPRS-IS 프로그램에 지원했을 때 나를 뽑아준 사람이 된다.
이제 학교 등록만 하면 되는 상황인데, 나의 연구소 어드바이저가 위에서 언급한 두 대학교 중에 한 곳에서 교수 직함이 있다면, 학교 지원과 등록이 쉽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연구소 어드바이저가 미국에서 독일 연구소로 갓 오신 분이라 주변 대학에서 교수직함 (Professorship)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유럽에서는 학생에게 학위를 주는 주체가 '교수'이며, 법상 학교에서만 학위를 줄 수 있으므로, '대학교 교수'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등록하고자 하는 학교에서 일하는 교수에게 컨택해서 두번째 어드바이저가 되어 달라는 허락을 받으면서 학생등록을 해야 한다.
자, 지금부터 박사과정 지원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나는 내가 지원했던 튀빙엔 대학교 (University of Tuebingen)의 컴퓨터 공학과에 지원하는 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참고로 모든 과정은 아래 사이트에 영문으로 나와 있지만, 나조차도 조금 헷갈렸던 부분이 있어 한글로 추가 설명을 하고자 한다.
[지원 과정]
https://uni-tuebingen.de/en/faculties/faculty-of-science/postgraduate/doctoral-studies.html
1-1. 공부할 학교와 학과 정하기
간단했다. 나의 경우는 University of Tuebingen의 Faculty of Science 안에 있는 Computer Science 전공으로 정했다.
1-2. 그 학과의 교수를 찾기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을 찾으면 된다. 그 다음, 나의 경우는 간단하게 내 소개를 하고, 사정 설명을 하고, 어드바이저가 되어달라고 컨택 메일을 보냈다. 경우에 따라서는 면접도 봐야하며, 한국에서 직접 지원하는 경우는 Financial Support 문제도 있을테니 교수님이 더 신중하실 것 같다.
1-3. 학과에 박사과정 신청서를 제출 (지도교수 사인 필요)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신청서는 위 사이트의 English Forms .. 안에 Application for Acceptance as Doctoral Candidate and Supervision Agreement를 클릭하면 된다. 물론 지도교수의 서명도 필요하고, 대학교, 대학원(석사과정)의 학위와 성적표 사본 제출(Beglaubigung)을 요구한다. 그리고, 제출할 때는 미리 위 사이트의 contact info에 있는 사람에게 지원서 제출에 대한 시간 약속을 하고 가야한다.
(중요) 지원서를 제출할 때, 학위와 성적표 사본과 함께 원본! 도 꼭 가져가서 담당자에게 원본을 보여주고 사본을 제출해야 한다.
1-4. 합격증이 우편으로 배달되면, 학과에서는 통과!
학과로부터 받은 합격증의 예시 (2018.09.07)
[등록 과정]
https://uni-tuebingen.de/en/international/study-in-tuebingen/doctorate-for-non-german-candidates/steps-for-joining-a-doctoral-program-phd.html
2-1. 온라인 지원서를 작성
위 사이트의 3번에 해당하는 설명이다. '학과에 지원을 해서 합격증을 받았는데, 왜 또 online application을 필요로 하지?'라는 의문이 든다. 물론 나도 들었다. 일단은 하라는 대로 하고 2-2에 설명한 오피스로 갔는데, 알고보니 online application은 '지원'이 아니라, '등록'을 위한 신청 서류인 것이었다! 따라서 이 과정도 필수! (나의 경우 대략 3-4 시간은 걸린 것 같다. ㅠ) 모든 작업을 마치고 '제출'버튼을 누르면, 하나의 PDF 파일로 정리된다. 그것을 출력하고, 동시에 증명서류 (성적표, 학위 사본 등..)도 준비한다.
2-2. 준비서류와 함께 Advising and Admission of International Students에 가서 Notice of Admission 서류를 받기
준비서류는 학과로부터 받은 합격증(원본, 사본), 2-1 에서 작업한 PDF 파일과 증명서류를 제출하고, 1-3 단계에서 했던 것처럼, 증명서류의 원본을 보여준다. 그리고, 담당자는 Notice of Admission을 발행 해 줄 것이다.
Notice of Admission (2018.09.07)
2-3. Student Administration (Studentensekretariat) 에 가서 등록하기
2-2 과정에서 갔던 건물 바로 옆에 본 건물이 있다. 바로 들어가면 되지만, 준비서류가 있다. 웹사이트에서는
a) From the Faculty: Your notice of acceptance as a doctoral student
b) From the office for Advising and Admission of International Students: notice of admission
c) Your passport
d) A passport-format photo
e) Certificate of confirmation of German health insurance (or a certificate of exemption from German health insurance)
라고하는데 a), b)는 위에서 예시로 나온 사진 두 장에 해당하는 내용이며, 결국 c), d), e)를 준비하면 된다. e)는 항상 연락했던 보험회사의 담당자에게 요청해서 받게 되었다. 오피스의 입구는 아래와 같이 생겼다.
마지막 단계의 오피스 입구 (2018.09.07)
그냥 제출하면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신청서 작성을 또 하라고 했다. ㅠ 그게 무엇인고 하니, 이 단계를 위한! 다른 신청서이다. 지금까지 주구장창 썼던 개인정보와 졸업정보 등등을 다시 적어야 한다. (온라인 폼이 있다면 미리 작성해서 가자!) 다행히 모르면 오피스 직원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총 6면의 신청서 작성을 끝내면, 정말 완전 끝이다!
신청서 작성 (2018.09.07)
다 내고 나니, 담당자가 우편으로 등록금 입금 정보와 등록여부를 알려준다고 했다. 사진도 같이 냈으니 학생증도 아마 같이 올 것이라 예상한다. 이제 난 정말 진정한 독일 박사과정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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