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을 독일에서 하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인간다운 삶을 느끼게 해줘서' 이다. 한번, 미국에서 석사를 한 인도인 박사과정 친구와 휴가에 대해서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친구 왈,"석사때 연구실 지도교수의 휴가 정책은 1년에 10일이었는데, 공휴일이 포함된 10일 이었어. 사실상 쉬지 말라는 거지.." 그리고, 휴가가 있다고 해서 마음 편히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경우가 있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 아닌가. 휴가를 쓸 때마다 부서장이 싫은 소리를 한마디씩 한다. 그렇다면 독일은 어떤가? 쉬면 안된다는, 박사과정 학생이, 무려 20일의 휴가를 쓸 수 있고, 휴가 신청서에 그 사유를 쓰지도 않으며,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는 교수님이 묻지도 않는다. (물론 학생이 보고를 할 필요도 없다..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교수님이 미국의 모 대학에서 막스플랑크 디렉터 (연구소의 소장) 로 오셔서 그런지 우리 연구실은 독일문화라기 보다는 미국문화 중심이다. 자연스레 미국인, 영국인 친구들이 몇 있는데, 그 친구들이 땡스기빙데이를 축하하는 런치 파티를 기획했다. Thanksgiving day (땡스기빙데이)는 한국으로 치면 추수감사절인데, 미국에선 공휴일이고, 보통은 가족끼리 다 모여서 칠면조를 구워 먹으면서 미식축구를 본다고 한다. 올해는 특히 목요일이라 아마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요일에 휴가를 붙여서 긴 연휴를 즐기는 것 같았다. (게다가 블랙프라이데이도 있으니...ㅎ) 우리실 인원이 많은 만큼 주요 음식과 음료, 그리고 냅킨이나 종이접시 등을 각자 나눠서 만들었기 때문에 사실상 ..
2018년 10월 19일 금요일.내가 속해 있는 연구실에는 비교적 한국인들이 많은 편이다. 박사과정인 나를 포함하여, 박사후 연구원 (포닥;Postdoc) 으로 일하고 계시는 분이 두 분이나 되며, 한국 대학교에서 잠깐 visiting 으로 온 박사과정 학생까지 하면 총 4명이 있다. 이 중에 한 분은 최근에 한국의 모 대학교에 임용이 되셨고, 비지팅으로 온 박사과정 학생이 곧 떠나기 때문에, 한국 남자 네명이 Farewell & Celebration을 기념하는 Korean Lunch Party 를 기획하게 되었다. 각자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난 집에 튀김기가 있는 관계로 치킨을 준비하기로 했고, 다른 박사님은 양념이 된 불고기 두종류 (돼지고추장 불고기, 그냥 불고기), 그리고 한국 박사과정 학..
길고 긴 시간이었다. 내가 박사과정으로 독일에 왔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1년만에 학생 등록을 하게 되었다. 1년 내내 학교 등록 건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드디어 오늘 한 일처리로 모든 서류 작업을 마친 것 같다. 독일에 온 지 1년이 지나도록 박사과정 시작을 안했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싶지만, 난 학교에 학생 등록을 안했을 뿐, 이미 연구는 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것이 무슨 말인고 하니, 나는 학교에서 선발된 학생이 아니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Max Planck Institute) 라는 연구소의 박사과정 학생으로 우선 선발되었다. 1년 전에. 그런데 독일 법상 학위는 학교에서만 줄 수 있으므로, 연구소에서 학생으로 선발된 자원들은 근시일내에 연구소와 파트너쉽을 체결한 대학에 학생으로 등록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