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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9일 토요일
생수 가격보다 맥주 가격이 더 싼 나라! 독일에서 맥주란 싸고 맛있는 음료이다. 오죽하면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 졌을까. 실제로 필자가 독일로 박사과정을 시작했을 첫 해엔 옥토버페스트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여 친구와 함께 슈투트가르트에서 뮌헨까지 당일치기로 옥토버페스트를 즐기다 온 적도 있다. 참고로 옥토버페스트 기간의 뮌헨 호텔가격은 상당히 비싸진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10월의 독일은 맥주축제의 달이다. 뮌헨에 옥토버페스트가 있다면,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복스페스트라는 맥주축제가 있다. 정식명칭은 Cannstatter Volksfest! 슈투트가르트의 바덴-뷔르템부르크 (Baden-wuerttemberg) 주와 뮌헨의 바이에른 (Bayern) 주는 역사적으로 여러 측면에서 경쟁관계에 있었다. 독일 지도를 봐도 독일 남부지방의 왼쪽은 바덴-뷔르템부르크 주가, 오른쪽은 바이에른 주가 위치해 있으며, 자동차 회사를 비교해도 뮌헨의 BMW와 슈투트가르트의 Mercedes-Benz가 경쟁하고 있다. (참고로, 슈투트가르트에는 포르쉐 (Porsche) 도 있다!) 사실 뮌헨이 인구로 보나, 경제 규모로 보나 슈투트가르트보다 더 알려져 있지만, 이 지역에 살다보면 슈투트가르트 사람들의 지역 사랑은 뮌헨 못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맥주축제도 경쟁적으로 발전해 온 듯 하다.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에 처음 축제가 시작되었고, 8년 후인 1818년 9월 28일에 복스페스트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올해는 복스페스트 200 주년을 기념하는 기념축제도 슈투트가르트 시내 광장에서 펼쳐졌으며, 예전 놀이기구나 축제 분위기를 재현하는 행사를 가졌다.
슈투트가르트의 지역 주민들이 맥주축제 20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옛날의 놀이기구도 재현하여 실제로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건 옛날 방식의 그네 또는 바이킹인듯 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우리 연구실에서 단체로 토요일에 맥주축제를 즐기기로 계획하고, 테이블을 예약해 두었다. 맥주축제가 어느정도 인기인지 설명하기 위해서 부연 설명을 하자면, 미리 예약하고 가지 않으면 현장에서 맥주를 먹기가 쉽지가 않다. 물론, 2명 정도의 소규모 단체라면 빈자리를 찾아서 우선 앉고, 다음 예약 시간까지만 먹고 가겠다고 하면 대부분은 오케이 해 준다. 그러나, 4명이 넘어간다면 당연히 예약이 필수!
애초에 이런 축제 장소는 놀이공원 부지에서 진행된다. 슈투트가르트의 경우는 Wasen (바젠) 이라는 곳에서 맥주축제가 열렸는데, 위 그림에서 브라운 색의 텐트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고, 나머지는 놀이기구라고 보면 된다. 양조장 하나에 텐트 하나라고 보면 된다. 여러 양조장의 맥주를 마시고 싶다면, 이텐트 저텐드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진 않다. 우리 연구실에서 정한 양조장은 Goeckelsmaier (괴켈스마이어) 라는 양조장이다. 따라서 우린, 괴켈스마이어 텐트로 찾아가야 했다. 나에게도 익숙지 않은 브랜드인데, 물론 슈투트가르트를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에서 출점한 텐트도 있으며, 옥토버페스트 같은 경우는 파울라너와 같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양조장의 텐트도 있다.
축제 장소인 바젠에 도착! 그냥 놀이공원이다. 뮌헨 옥토버페스트도 비슷한 분위기다. 놀이공원과 맥주 양조장 텐트가 어우러져 있는 형태다. 이미 전통의상을 입고 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괴켈스마이어 텐트도 찾았다. 말이 텐트지, 생각보다 큰 가건물이다. 저 안에서 우리팀이 있는 테이블을 다시 찾아가야 한다. 입구에선 티켓을 확인하는 보안요원들이 있다. 보안요원들은 티켓도 확인하고 신분증도 (가끔) 확인한다.
텐트 안은 난리다. 중앙에는 스테이지가 있어 모든 사람과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노래를 부른다. 맥주를 마시기 전에 이미 기분이 업된다.
우리가 예약한 테이블 발견! 18명이 사전예약을 했기에 엄청나게 긴 테이블을 받았다. 티켓값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 맥주가 싼 나라의 축제라고 해서 여기서 맥주를 더 싸게 마실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약을 위한 티켓 가격이 무려 44유로 였다. 물론 44유로 안에는 3리터의 맥주와 한 접시 정도의 음식이 (플래터라고 한다.) 포함된 가격이다. 하지만, 보통 레스토랑에서 마시는 맥주의 가격이 500밀리리터에 4유로 정도니 맥주축제의 물가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참고로 작년에 갔던 뮌헨 옥토버페스트에서 마신 맥주 1리터의 가격은 12-13 유로 정도 였던 것 같다.) 하지만, 연구실 친구들과 이런 분위기에서! 마시는 맥주의 맛은 정말 환상이다.
생각보다 독일전통의상 (이라고 해야하나...) 을 입고 온 친구들이 많았다. 예상했지만, 미국인인 우리 교수님 내외분도 모두 전통의상을 입고 오셨다. 우리 부부도 내년엔 좀 갖춰 입고 나가볼까 한다.
이렇게 조신하게 앉아서 담소를 나누다가, 음악으로 분위기가 살아나면 모두 일어나서 춤추기 시작!
옆 테이블의 덩치큰 독일 청년들이 단체로 일어나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 의자를 튼튼하게 만들었다. ㅎㅎ
술 취하기 전의 우리팀 단체사진... 난 최종적으로 2.5리터를 마셨는데, 오랜만에 집에서 변기를 잡고 춤을 췄다. 독일에선 처음이다. ㅎㅎ
맥주 축제도 좋은 축제고, 술에 관대한 나라지만, 역시 과하면 좋지 않은 법. 텐트 사이에는 정신이 나간 채로 누워서 토하는 청년들도 몇 보였고, 싸움도 봤다. 결국엔 정신 못차린 그 청년은 앰뷸런스에 실려 나갔는데, 그걸 보면서 또다시 '즐길 수 있을 만큼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년 복스페스트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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