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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초반, 독일에서 살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 방을 보러 다녔을 때 눈에 띄었던 게 식기세척기였다. 어느 방을 보러가도 식기세척기가 꼭 있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여 독일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들려온 대답은,

"독일은 수돗물에 석회성분이 많아,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고 나면 그릇에 하얀 물자국이 남거든~, 그래서 식기세척기가 그것까지 깨끗하게 씻어주는 역할을 해~"

라고 하였다. 알고보니 싱크대 옆에 수건들이 걸려져 있었던 것도, 그릇을 직접 씻고 난 후에 물자국이 남지 않도록 수건으로 닦아주는 용도였다.


식기세척기가 그릇을 깨끗하게 해주는 역할 외에도, 설거지와 비교하여 물을 적게 쓴다는 논리로 환경보호의 역할도 한다고 한다. 확실히, 설거지 할 때 물을 많이 쓰는 느낌은 든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로는 "편하다!" 이다. 정말이지, 집에 사람을 초대하여 많은 그릇을 쓰더라도 설거지에 큰 부담이 없다. 잔반만 적당히 처리하고 식기세척기에 차곡차곡 쌓아주면 알아서 그릇을 씻어준다. 그런데, 이놈이 생각보다 성능도 좋아서 만족도가 엄청나다!


이런 이유로 독일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식기세척기가 구비되어 있다. 우리집도 정말 옛날 집이지만, 키친만 리노베이션을 하여, 식기세척기, 오븐, 냉장고가 모두 새 제품으로 구비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식기세척기를 쓰지 않았다. 갓 결혼하여 두명만 살아서 그런지, 빈 접시가 많이 나오지 않았던 까닭도 있었고, 쓰던 버릇이 없으니 자연스레 그냥 종이 설명서가 식기세척기 안에 들어 있는 채로 몇 달간 방치했다. ㅋㅋ


그러다가 사람들도 친해지고, 초대도 하면서 설거지의 부담이 자연스레 커지면서 식기세척기를 써야할 상황에 놓여 도전하게 되었는데, 사용법도 너무 간편하고 작동 후에는 정말 깔끔하게 그릇이 씻겨져 있으니 기분도 좋았다!


이번엔, 우리가 사용한 튀김기의 튀김통과 기름통이 너무 커 싱크대에서 씻기가 불편하여 식기세척기에 넣고 돌리기로 결정! 기름이 많은 것들이라 다른 접시는 일부러 넣지 않았다.

식기세척기의 내부 모습 (2018.09.07)


우리 집에 있는 식기세척기는 2단으로 각 단의 밑에 위치한 프로펠러가 돌면서 물을 위쪽으로 뿜어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세제 넣기 (2018.09.07)


씻을 그릇의 수납이 끝났다면 세척기 안으로 밀어 넣고 문짝 안쪽에 위치한 세제통에 세제를 넣는다. 세제의 종류는 분말세제도 있고, 사진과 같이 고체형 세제가 있는데, 물을 만나면 사르르 녹으면서 세척기 안으로 스며드는 형태인듯 하다. 그리고, 세제의 성분에는 석회석 제거제도 포함되어 있어서 물때가 남지 않는 설거지가 가능하다. 당연하지만 세제의 껍질을 까서 세제만 넣고 뚜껑을 닫으면 된다.


전원버튼을 누르고, 세척 프로그램 선택 (2018.09.07)


마지막으로, 왼쪽의 전원버튼을 누르면 프로그램 선택란에 불빛이 들어오고 오른쪽의 버튼을 눌러 세척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보통 P1 (고온 풀 세척 모드) 또는 P3 (ECO 세척 모드) 로 세척을 한다. 그렇게 문을 닫아주면 물소리가 들리면서 세척이 시작! 이제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있게 기다리면 된다. ㅎㅎ

기계지만, 우리의 노동력을 아껴주는 존재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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